한국독립PD협회의 2백여 PD는 촛불을 듭니다
방송의 생명과도 같은 공영성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전제하지 않고선 불가능합니다. 지상파 방송4사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가운데 40%를 제작 연출하는 독립PD들은 작금의 시점이 그 어느 때 보다도 ‘공영방송의 권력과 자본의 독립’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봅니다. 또한 그러한 독립성을 침해하려는 현 정권의 그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용납할 수 없음을 천명하며 방송가의 비정규직 연출자인 독립PD들이 시민 여러분께 글을 올립니다.
시청자는 TV에서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볼 때, '사실과 진실'이란 전제 조건을 바탕화면에 깔게 됩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모든 선정주의는 사실과 진실이란 미명하에 자행됩니다. 모두들 선정적인 방송을 비난합니다.
선정성은 높은 시청률의 보증수표처럼 등장합니다. 시청률이란 방송사의 수익입니다. 시사 교양 방송 프로그램을 보는 것은 사실과 진실의 규명이라는 거대 명분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대중은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 방송을 듣고 봅니다. 생활 속의 지혜와 정보를 얻기 위해서, 혹은 정치적 판단을 위한 자료보기로서의 TV 시청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지한 방송 프로그램들은 점차 시청률 경쟁에 내몰림으로써 이제 그 존립마저 위태로운 현실입니다.
상황이 이럴진대 시대를 역행하려드는 현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는, 5공 시절 그 유명했던 "땡전뉴스"의 나팔수 부활을 획책하는 것이며 지나친 시청률 경쟁 구조로 방송 현업자들을 토끼몰이 하듯 내모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겁니다. 그것은 선정주의가 넘칠 수밖에 없는 방송 제작구조입니다. 또한 독립PD는 피 터지는 시청률 전쟁의 최전선으로 내몰려 총알받이가 되고 맙니다. 단언하지만 현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는 자신들만의 리그 안에서 펼쳐지길 원하는 또 다른 거대 선정주의 프로젝트입니다.
이 땅의 독립PD들은 삶의 등 뒤로 흐르는 더 넓고 깊은 현실에 앵글을 맞추고 싶습니다. 낮은 곳으로 천착하여 숨겨진 삶의 진실을 영상으로 만들어 낼 줄 아는 PD이고 싶습니다. 방송 현업자인 독립PD들도 선정적이지 않은, 맑고 깨끗하여 사람의 따듯함으로 넘치는 방송을 만들고 싶습니다. 또 그렇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방송가의 비정규직 연출자인 독립PD들은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촛불을 듭니다. 공영방송 사수와 방송장악음모 저지를 위한 촛불입니다. 뒤늦게 인사드리고 촛불 광장에 나서게 된 점, 이제서라도 반성하는 마음으로 저들의 음모를 깰 때까지 촛불을 들겠습니다.
어둠이 촛불을 이긴 적은 없습니다.
2008년 8월 1일
한국독립PD협회 '방송장악저지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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